옵 아트(Op Art, 1964~)

옵 아트(Op Art)는 20세기 중반에 등장한 예술 운동이다. 옵티컬 아트(Optical Art)라고도 한다. 착시 현상을 이용해 작품을 구성하는 예술 장르다. 이 운동은 기하학적인 형태를 반복적인 패턴과 선, 색채 등을 활용해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보는 이의 시각적인 경험을 중시하는 예술 운동이기 때문에 관객은 착시 현상을 경험하며 특별한 미학적 체험을 할 수 있다.

옵 아트

주요 특징

흑백 대비 : 수많은 옵 아트 작품들이 흑과 백의 대비를 이용해 구성되어 있다. 흑백의 대비는 시각적 착시 현상을 극대화할 수 있고 형태를 명료하게 강조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이는 색상의 단순 대비보다 더 강렬한 시각적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색상 사용 : 일부 옵 아트 작품들은 색상을 강렬하게 사용해 착시 현상을 극대화하는 경우도 있다. 강렬한 색상이 상호작용하면 눈에 혼란을 주게 되는데, 이로 인해 형태가 일렁이거나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기하학적인 형태 : 반복적이고 정밀한 기하학적인 형태를 사용하는 게 옵 아트 작품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이러한 형태는 원, 삼각형, 직선, 곡선 등을 기본으로 구성된다.
반복적인 패턴 : 반복적인 패턴은 착시 현상을 일으키는 주요 요소다. 패턴의 크기나 밀도, 색상의 변화 등은 눈에 혼란을 일으켜 형태가 움직이거나 진동하는 것 같은 효과를 준다.

주요 작가와 작품

빅토르 바자렐리 (Victor Vasarely)

‘베가 III(Vega III, 1957-1959)’
‘베가 III’는 바자렐리의 베가 시리즈 중 하나다. 겹쳐진 원형의 형태들이 왜곡돼보이면서 공간이 일그러지는 듯한 착시 효과를 일으킨다. 바자렐리는 색상과 패턴의 변화를 활용해 시각적 움직임을 유발했고, 관람자의 물리적 위치에 따라 작품 속 원형의 형태가 다르게 보이도록 설계했다.

‘지브라(Zebra, 1937)’
이 작품은 두 마리 얼룩말이 서로 얽혀 있는 모습을 흑백의 스트라이프 패턴을 활용해 보여주고 있다. 선의 단순 배열만으로도 생동감을 유발한다. 초기 옵 아트의 형태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바자렐리의 초기 스타일을 대표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흑백의 강렬한 대비는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한다.

브리짓 라일리 (Bridget Riley)

‘무브먼트 인 스퀘어(Movement in Squares, 1961)’
‘무브먼트 인 스퀘어’는 흑백의 사각형들로 구성된 작품이다. 사각형 각각의 위치와 크기가 미세하게 변하면서 강한 시각적 효과를 유발한다. 라일리의 초기 작품 중 하나다. 옵 아트의 주요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보는 이의 위치와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사각형이 움직이는 듯한 착시 효과를 일으킨다.

헤수스 라파엘 소토 (Jesús Rafael Soto)

‘펜듈럼(Penetrable, 1967)’
이 작품은 수많은 투명 플라스틱 튜브들이 일정 공간에 설치돼있다. 관람자들이 직접 이동하면서 촉각적, 시각적 경험을 하게 된다. 작푸 ㅁ자체가 움직임에 반응하기 때문에 시각적 효과가 끊임없이 변화한다. 이러한 소토의 설치 작품은 관객이 작품의 일부가 되도록 한다.

‘에스퀘마 오푸스 25(Esquema Opus 25, 1958)’
이 작품은 선과 점을 이용한 기하학적 패턴으로 구성돼있다. 복잡한 기하학 패턴은 관람자의 시선에 따라 형태가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착시를 통해 공간과 형태의 관계를 탐구하는 작품이다.

야콥 아게암 (Yaacov Agam)

‘더블 메타모르포시스 III(Double Metamorphosis III, 1967)’
이 작품은 여러 층의 이미지가 겹쳐져 구성돼있다. 다차원적인 작품으로 관객이 보는 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다르게 나타나도로고 설계돼있다. 아게암의 작품은 작품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보는 이가 작품 주위를 이동하면서 시각적 변화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스코그라프(Disquegraph, 1959)
원형 디스크로 구성된 작품으로, 다양한 색상의 선과 원이 겹쳐져있기 때문에 보는 이의 이동에 따라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시각적 경험이 달라진다. 아게암은 이 작품을 통해 시각적 인지와 착시의 상호 작용을 탐구한다.

옵 아트의 역사와 배경

옵 아트는 1964년에 등장한 예술 운동이다. 특히 1965년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개최한 ‘The Responsive Eye’는 옵 아트의 시작을 알리는 전시회였다. 이 전시에서는 착시 현상을 활용한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되며 사람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옵 아트는 추상 표현주의와는 다르게 개인의 감정이나 상징적 요소를 철저히 배제하고 오로지 관객의 순수한 시각적 경험에 집중한다.

옵 아트는 20세기 초반에 등장한 다양한 예술 운동을 기원으로 한다. 특히 바우하우스 운동과 러시아의 구성주의는 이 운동의 등장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바우하우스 운동과 러시아 구성주의 모두 기하학적인 형태와 기능성에 집중하며 시각적 요소의 순수 형태를 추구한다. 또한 1920~1930년대에 활동했던 실험적 영화감독, 사진작가 등은 옵 아트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특히 독일의 실험 영화가 이 운동을 이끌어 나갔다.

옵 아트의 의의

옵 아트는 예술계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쳤는데, 디자인과 패션, 건축 등에는 옵 아트의 시각적 요소가 적극 활용되며 독특한 미적 경험을 만들어냈다. 특히 1960년~70년대 패션 디자이너들은 기하학적 패턴과 색상을 디자인에 적용하여 혁신적인 패션 스타일을 선보였다.

옵 아트는 시각 인지와 심리학 연구 등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작품이 유발하는 착시 효과는 인간의 시각 인지 과정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 시각 예술과 과학이 만나는 지점에서 새로운 사회적 연구가 이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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