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 미술은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초반까지 유럽에서 발전한 미술 양식이다. 당시에는 교회와 군주의 권력이 막강했기 때문에 예술은 종교적·정치적 목적을 위해 크게 발전했다. 바로크 양식은 주로 로마의 교황과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플랑드르 등 카톨릭 통치자들이 이끄는 유럽 지역 전반에 퍼졌는데, 수도원과 수녀원의 광범위한 네트워크가 이에 일조했다.
주요 특징
바로크 미술은 천상계를 찬양한다는 이유로 금지된 종교 이미지를 다시 작품의 주제로 차용했다. 이 운동의 지도자들은 예술이란 일반 대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어야하며, 교회에 대한 경외심을 고취시키는 효과를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로크 미술의 특징은 무한함의 표현, 빛과 그 효과에 대한 강조, 연극적 초점 기법이다. 바로크 시대 화가들은 액자에 둘러싸인 그림으로 구성된 듯한 느낌을 주는 프레스코화 ‘콰드로 리포르타토’, 천장 그림 ‘구적법’ 등의 기법을 발전시켰다. 이로 인해 회화, 조각, 건축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 진 것이 바로크 스타일의 특징이다.
바로크 미술 작품의 핵심 요소는 명암법이다. 빛과 그림자를 선명하게 대비시키며 극적인 긴장감을 조성한다. 바로크 양식의 거장 카라바조는 작품 속 특정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장면 전반을 어둡게 처리하는 ‘테네브리즘(tenebrism)’기법을 많이 사용했다.
바로크 미술과 르네상스 미술의 차이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는 유럽 예술사의 가장 두드러진 시기로, 각각의 특징과 양식이 명확히 구별된다.
1. 시대적 배경
14세기 후반부터 16세기까지 번영했던 르네상스 시대는 인간 중심주의와 인문주의가 예술계 전반을 이끌었다. 반면, 바로크 시대는 17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반까지의 종교 개혁과 군주권 강화 등의 역사적 사건에 영향을 받은 시기다. 카톨릭 교회의 영향력이 막강했으며, 절대 군주제가 부상한 시기다.
2. 미술적 특징
르네상스 미술은 현실적인 비례와 조명, 작품 속 디테일에 대한 관심을 특징으로 한다. 대표적인 작품에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 등이 있다. 반면, 바로크 미술은 동적이고 격조 높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활기찬 움직임과 복잡한 조각 및 회화 기법, 빛과 그림자의 선명한 대비가 나타난다. 대표적인 작가로는 카라바조, 루벤스, 벨라스케즈 등이 있다.
3. 주요 주제
르네상스 미술의 주요 주제는 그리스 로마신화, 성경, 자연주의 등이다. 뿐만 아니라 인간의 자아와 미적 이상에 대한 탐구를 주로 다뤘다. 하지만 바로크 미술은 종교적 주제를 많이 그렸다. 성경 이야기나 성인들의 표현, 종교적 의식과 경험 등을 다루는 작품이 많았다.
주요 작품
1. 성 마태의 부르심(1600), 카라바조
어두은 선술집에서 현대적 의상을 입은 남자들이 그리스도를 향해 몸을 돌리고 있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그리스도의 오른팔은 성 마태를 가리키고 있다. 그의 몸짓을 따라 대각선을 이루는 빛은 남자들의 표정과 몸짓을 강조하고 있다. 인물들의 탄탄한 종아리와 허벅지 근육은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됐다. 테이블 끝에 있는 남자는 동전을 세기 위해 쓰러져 있다.
이 작품은 카라바조의 스타일을 잘 보여주고 있다. 빛과 어둠을 강렬하게 대비시켜 작품 속 인물의 심리를 극적으로 표현한다. 카라바조는 드로잉 단계를 생략하고 평범한 사람들을 모델로 삼아 그들을 보고 직접 그림을 그렸는데, 그 결과 그는 성경 속 이야기를 매우 생생하게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라바조가 이 그림과 더불어 작업한 ‘성 마태의 순교 (1599-1600)’ 또한 그의 가장 유명한 걸작 중 하나다.
1600년대 초에 활동한 루벤스, 벨라스케스, 렘브란트 등의 바로크 시대 위대한 예술가들은 카라바조의 화풍에 큰 영향을 받았다. 그의 스타일을 채택한 후속 세대를 Caravaggisti 또는 tenebrosi 라고 부르기도 한다.
2. 시녀들(1646), 벨라스케스
‘Maids of Honor’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그림은 스페인 왕위 계승자인 마가리타 공주가 벨라스케스의 화실에서 시녀와 시종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녀는 필리프 4세의 딸로, 벨라스케스는 필리스 4세의 궁정 화가였다. 7×10피트 크기의 이 큰 그림에는 벨라스케스 자신도 그려져있다. 왼쪽의 큰 캔버스 뒤에 서 있는 남자가 벨라스케스다. 인물 주변의 공간은 대부분 어둡고 어둡고 비어 있다. 뒷 벽에 있는 거울에는 왕실 부부의 모습이 비치고, 오른쪽 하단에는 궁정 ‘난쟁이’ 두 명과 큰 개가 그려져있다. 그리고 그들 뒤로 두 명의 여성, 수녀, 경비병이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햇비이 비치는 창문 뒤 계단에는 병참 장교가 보인다.
‘시녀들’은 벨라스케스의 뛰어난 구성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는 인물을 기민하게 관찰해서 묘사했을 뿐만 아니라, 피사체를 전략적으로 배치해 시각적 평면과 대각선을 만들어 그림 속 공간의 다양한 영역으로 관객의 시선을 끌어들인다.
이 작품은 벨라스케스의 가장 유명한 걸작으로 여겨지고 있다. 작품이 만들어진 지 300년이 지난 지금까지 미술사에 획을 긋는 천재적 작품이라고 칭찬받고 있다. 그의 영향력은 21세기까지 이어졌고, 에두아르 마네는 그를 ‘화가 중의 화가’라고 칭송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현재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국립 박물관에서 보관 중이다.